
그 17년이 지나서 '칼 어번' 주연으로 새로이 리메이크되어 개봉되었다.
원작이 영국 코믹스이니 1995년작을 리메이크했다기보다는 리부트(?)했다는게 더 적합한거 같다.
가까운 미래, 핵전쟁이후 인류는 방사능 오염지대로 부터 격리되는 방벽을 쌓고 그 안에서 메가시티라는 도시를 건설해 살아가고 있다.
이 혼란스러운 미래의 도시에는 '저지(Judge)'라는 특수한 직업이 치안을 책임진다.
'저지'는 한 개인이 경찰,판사,배심원,사형집행인의 권한을 동시에 지니는데.
범법행위를 적발했을때 자신의 권한으로 형량을 구형하고 판결, 즉시 형집행할수 있는 무소불위의 존재이다.
일단 이러한 설정까지는 1995년의 저지 드레드와 설정이 동일하다. 하지만 이러한 기본 실정이외에 플롯전개부터는 전혀 별개로 진행된다.

이러한 저지 중에서 가장 뛰어난 심판자인 "드레드"는 어느날 신입 저지인 앤더슨을 떠맡는다.
앤더슨은 방사능 오염지대에서 태어난 돌연변이로 타인의 생각을 읽을수 있는 초능력을 소유했다.
저지가 되어 사회를 조금이라도 개선하고자 하는 꿈을 가진 앤더슨은 저지 자격시험에서 아깝게 탈락한 상황이었다.
이러한 앤더슨의 초능력을 아쉽게 여긴 상부에서 다시 한번 기회를 준다.
저지 드레드에게 현장에 데리고 다니면서 마지막으로 합격 불합격여부를 판단내리도록 맡긴것이다.
어느날,드레드와 앤더슨은 변사체를 조사하기 위해 200층 높이의 주거빌딩인 "피치트리"에 출동하는데.
인구 7만5천명에 95%가 실업자인 이 200층 슬럼가 빌딩에서 앤더슨의 초능력이 발동되어 우연히 용의자를 색출해내게 된다.
드레드 일행이 이 용의자를 체포해 귀환하려는 순간 이 건물"피치트리"의 모든 출입구가 봉쇄되고 갱들의 공격이 시작된다.
사실 이 건물은 "마마"라는 보스가 메가시티 전지역에 마약을 보급하는 생산기지였던것이다.
체포된 중간보스에 의해 이러한 비밀이 새어나가는 것을 막기위해 200층 콘크리트 건물을 장악하고 있는 "마마"는 전 주거민과 갱들에게 저지의 말살을 명령한다.
저지 드레드는 미로와 같은 200층 빌딩안에서 갱들과 사투를 벌이게 된다..

피치 트리스를 장악하고 있는 갱의 보스 "마마"... 무려 영화"300"의 여왕님이시다..어쩌다 이리 망가지셨나..
어린시절에 보았던 실베스타 스탤론의 저지드레드를 추억하며 이 영화를 보면 크게 당황하게 된다.
1995년의 저지드레드는 비록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나름 화려한 볼거리 충만한 블럭버스터 였다.
이번 저지 드레드는 제작비가 1995년작의 절반밖에 들지 않은 저예산 영화이다. 몇몇 특출난 장면을 제외한다면 거의 TV영화 수준의 소품이다.
줄거리에서 볼수 있듯이 모든 시퀀스가 200층 건물 세트장내에서 이루어진다.
아무리 봐도 최근에 화제가 되었던 인도네시아 영화 "레이드"를 참고했다는 생각을 지울수 없다. 전개가 너무 비슷하다.
이 영화는 R등급 영화이다. 상당히 잔인한 유혈장면이 산재해있다..
과거 80년대 "로보캅"이나 "토탈리콜"에서 폴 베호벤 감독이 보여주었던 피비린내나는 신체훼손이 곳곳에 벌어진다.
총알이 몸통을 뜷고 들어가 신체를 분쇄하면서 튀어나오는 엽기적인 장면을 그것도 초슬로우모션(!)으로 보여준다.
데이트무비로는 절대 시도해서는 안되는 영화이다.
영화를 보기전 여기저기서 평이나 사전정보를 많이 듣고 기대했는데.. 개인적으로는 다른 사람에게 권하기는 힘든 영화이다.
일단 영화를 보기전에 살펴본 인터넷상의 평가는 대단히 좋다. 몇 안되는 리뷰에서도 오랜만의 우직한 돌직구 R등급 폭력물이 나왔다며 환호하는 분위기까지 있었다.
나는 대체로 대중의 취향과 일치하는 편인데.. 이 영화에서만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이 영화에게 애당초 바랬던 것은 대단한 것이 아니었다.
영화 보는 시간동안만 이라도 신나게 몰입할 수 있는 폭력의 향연과 카타르시스를 기대했건만, 안타깝게도 B급 저예산 영화의 단점만을 그대로 보여준다.
몇몇 슬로우모션 장면이 인상적이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액션씬의 분량이 적고 소박하다. 비슷하고도 단순한 총격씬만 반복되고 진행템포도 완만해서 지루한 느낌마저 들었다.
일상을 파괴하는 정서적인 충격을 원했는데, 예상한 범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명색이 히어로물인데 영화를 보고나서도 특별히 기억나는 씬이 없을 정도로 평범한 총격전의 연속이다.
애시당초 이 영화의 주인공의 굳이 SF 히어로인 저지드레드일 필요가 있나 하는 의구심도 든다.
저지 드레드의 액션이라고 해봤자 평소에는 코믹스 히이로답지 않게 열심히 엄폐하면서 숨어다니다가..
마이크만 잡을 기회가 생기면 "내가 법이다" 큰소리치고 뒤치기로 총을 쏘아대는것이 전부이고, 특별히 뛰어난 능력이나 노련함이 거의 없다.
단순한 총격전의 나열이라도 압도적인 강함을 보여준다면, 히어로물의 맛이 날터인데.. 신기한 전용총기이외에는 별로 보여주는게 없다
총알 한방에 사경을 헤매던데.. 일반 베테랑 경찰과 차이가 뭔지 모르겠다.
이런 평범히어로에게 전멸을 당한 마마갱단도 정말 임팩트 없는 악역들이다.
내 생전에 주먹질 한번 제대로 못하고 죽는.. 이렇게 허약한 악역보스는 처음 봤다.
주인공이나 악역에서 인상적인 캐릭터를 느낄수 없기에, 주인공의 활약신이나 악역의 최후장면에서도 별로 카타르시스가 느껴지지 않는다.


제작사를 보니까 영국영화이던데 영국 인기코믹스인 저지드레드의 인기에 편승하려는 의도가 있지 않았나 싶다..
저지드레드를 일반경찰로 바꿔도 전혀 어색함이 없다.. 굳이 이런 내용의 영화가 저지드레드로 제작될 필요도 없어 보인다.
이 영화에서 근미래 SF를 기대하면 안된다.. 총기액션 활극이다.
이 영화'저지 드레드'의 장점이라면, 오랜만에 보는 말초적인 유혈 폭력물 이라는 점에다가,, 여주인공인 저지 앤더슨역의.. 올리비아 썰비가 정말 예쁘다는 정도이다.
올리비아 썰비의 그 미모를 가리지 않기 위해서인지 저지이면서도 헬멧을 안쓰는데.. 그나마 감독을 칭찬하며서 흐믓하게 볼수 있었던 부분이다.
주인공역의 칼 어번은 본슈프러머시 부터 응원하는 배우인데.. 주연으로 간간이 맡는 영화가 다 B급이라 안스럽다.
심지어 이번 영화에서는 캐릭터의 특징상 시작부터 저지헬멧을 쓰고 나와 끝날때까지 벗지않아 얼굴을 아예 볼 수 없다.. 이러면 캐스팅의 의미가 있나..
오랜만에 스트레스 해소를 기대하고 영화관을 찾았는데, 소화불량에 걸린 기분이다.
'레이드'나 한번 더 보던가 해야겠다.

그리고 "칼 어번"이 누구였더라.. 하시는 분은 밑의 사진을 보면 아~ 이사람 하고 생각날 것이다..

덧글
하관과 목소리를 듣자마자... 어? 바코네/
여주인공은... 근래 나온 영화들중 최고의 미모인듯하네요.. ㅋㅋ; 감상평이 넘 이상하네..
쥔장님은 너무 기대를 하고 보신게 아닌지?
신참 앤더슨이 평가받는점을 이용해 여러가지 상황에 대처하는것이 꽤 흥미롭고 쾌감을 느꼇어요. 또 마지막 악역이 죽을때도 느낀건 님과 마찬가지로 카타르시스같은건
느끼지 못했지만ㅋ, 송신기거리한계를 이용해서 영화를 진행하는게 꼭 문제를 풀어나간다고나할까요. 순간순간 판결해나가는 저지의 능력이 결국 이 영화의 명장면들
아닌가 싶습니다 ㅋㅋ 물론 올리비아는 금발이짱인듯 계속 저머리했음좋겠네요
소품 하나하나에서부터 레트로한 디테일을 느낄수 있어서 눈이 행복했습니다.
말하자면 촌스럽지만 자연스러운 느낌이랄까요.. 이러한 부분들이 얼마든지 스마트하고 깔끔하고 트렌디하게 가져갈 수 있는 부분이었기에
의도적인 연출이라는 것이 확실해 보이더라구요. 그래서 더 좋았어요.
또한 전형적인 블록버스터의 '강한 주인공'과 '더 강한 악당'이라는 테제를 벗어나
드레드라는 한 사람의 저지가 언제든지 죽을 수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념으로 정의를 관철시키려 한다는 점을 느낄 수 있어서 흥미로왔던 것 같습니다.
(물론 원작 설정이 판타지로 가는 것은 별개로 치구요....)
칼 어반의 헬멧 속 감정연기가 표현이 크게 없었고 썩 잘 된 편도 아니었습니다만,
원작자의 '정의는 얼굴도, 영혼도 없다. 그래서 드레드의 얼굴을 볼 필요도 없으며, 보기를 원치도 않는다'라는 말이 더욱 와닿더군요.
분량에 비해 기억에 남는 것이 없는 이유는, 이 영화가 코믹스 원작의 팬을 위한 영화라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단편만화 한 편 정도의 딱 그 느낌이에요. 앞서말한 소품 부분도 그렇고 '팬을 위한 친절함'이 느껴저서 보는 내내 즐거웠습니다.
3부작으로 기획되었고, 원작자도 좋아했다고 하니 앞으로가 기대되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1편에서 강한 에피소드로 주요인물 임팩트있게 등장시키며 소개하고.. 다음편부터 이야기 전개시키면서 자연스레 세계관이 나오고..하는식으로요.
3부작으로 기획되었다니, 다음편부터 스케일이 커지고 좀 더 센 액션을 기대합니다.. 칼어번도 대표작 하나는 이제 있어야..
하지만, 속편에서 젤 중요한것은 예쁜 앤더슨이 당연히 나와야 된다는거... -.-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