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라이닝 플레이북... 미친분들의 사랑이야기.. by 남선북마

먹구름너머 한줄기 희망의 빛 찾기

영화'실버 라이닝 플레이북'이 흔한 로맨틱 코미디와 차별되는 점은 일단 남여 주인공들이 일반적으로 볼수 있는 로코물의 주인공들과 궤를 달리한다는데 있다.
남자 주인공 팻(브레들리 쿠퍼 분)은
아내의 불륜현장을 목격하고 불륜상대를 두들겨팬 후 감정조절 장애판정으로 정신병원 강제입원조치를 당했다가 겨우 통원치료 조건으로 사회에 막 복귀한 남자이고
여자 주인공 티파니(제니퍼 로렌스 분)는
남편과 사별한 이후 정신적 공황을 직장내의 모든 남자직원과 잠자리를 가지는 것으로 표출하여 걸레라고 손가락질 받으며 직장에서 해고당한 여자이다.
이 둘은 영화 초반부부터 이러한 과거상황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못하고,주변에 신경질적이며 비정상적인 면모를 보이면서 후유증에 허덕이고 있는 상태이다.
남자주인공 펫은 아내와 다시한번 재결합을 위해 노력하지만 접근금지 명령을 받은 상태라..자신의 마음을 표현한 편지한통 조차 전달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런 남주에게 여자주인공 티파니가 자신의 댄스파트너로 댄스대회에 참가하는 것을 조건으로 아내와의 관계개선을 도와주겠다며 제안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일단 설정만 보아도 선남선녀의 달콤한 로맨스의 안티테제인것이 눈에 보인다.. 이른바 상처를 가슴깊이 안고 있는 사람들끼리 위태롭게 사랑을 만들어가는 이야기이다..

'실버 라이닝 플레이북'은 복잡한 영어제목을 그대로 사용하였는데, 익숙하지 않은 영어문구라 여기저기 해석을 찾아보게 만든다.
미국속담중에 ‘Every cloud has a silver lining.’라는 것이 있다고 한다.
'아무리 좋지않은 상황에서라도 한가지 긍정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다'라는 뜻으로 여기에 사용된 문구'실버라이닝'을 영화제목에 차용한것 같다.
'실버라이닝 (silver lining)’은 사전적 의미는 ‘구름의 가장자리 빛나는 테두리’로 '어둠속의 한줄기 희망'을 의미하고
'플레이북 (Playbook)’은 보통 각본이란 의미로 쓰이지만, 미식축구가 주된 소재인 이 영화에서는 작전북이나 계획이 더 어울린다.
제목을 풀어보면 '먹구름너머 한줄기 희망의 빛 찾기'.. 아니면'불행속에서도 삶의 희망을 찾기 위한 작전' 뭐 이런 의미같은데..
나름 제목이 영화를 제대로 함축하고 있다.

이 영화는 전통적인 달달한 로맨틱 코미디같은 측면에서의 분위기는 매우 옅다.
정신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는 두사람이 서로 알아가는 과정은.. 일반적인 로코물과 달리 달콤하기는 커녕.. 언제라도 파국이 터질듯 사납고 위태위태하기 그지없다.
오히려 상처받은 두사람이 사랑이라는 매개체를 통하여 서로를 채워가는 치유물로 보는것이 올바를 것 같다.
주체가 되지않는 분노로 자신을 망쳐가는 팻과 사별한 남편으로 인해 채울수 없는 공허함에 싸인 티파니 이 두사람이..
임시 댄스파트너로 이루어진 관계를 통해..서로의 상처받은 부분을 채워주고 이해하게 되면서..
영화제목처럼 서로의 존재가 어둠속 한줄기 희망의 빛이 되어간다는 이야기이다.
이 사람들이 미쳤다면 나도 미친거겠지..

흔히 이 영화를 간단히 요약하여 '미친 남자와 여자의 사랑이야기'라고 많이들 이야기 한다... 설정 또한 초반 비정상적인 두사람의 설명에 비중을 주고 있고..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과연 이들 만이 제정신이 아니라고 단언할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남여주인공이 주변으로부터 위험인물로 손가락질 받고 있다지만, 두 사람의 가족들이나 이웃들 역시 치료만 받고있지 않다 뿐이지 어느 정도 다들 비정상적인 면모를 가지고 있다.
영화내내 보여주는 가족이나 이웃들의 두사람의 대한 강박증과 과잉행동은 '당신들도 역시 그들 못지않게 마음의 병이 있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게끔한다.
심지어 두 남녀 주인공들조차 만나자마자 서로 "당신이 그 미친놈이라지? 내가 미치긴했어도 너 보단 덜 미쳤지!"하며 우겨댄다..
결국 이런 인물들을 통해 감독이 말하고싶은 것은 현대인들은 모두 이런 마음의 상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아닐까..?
좋은 직장과 외모의 선남선녀 로맨스물보다,이러한 상처받은 아웃사이더들의 사나운 사랑이 더 마음에 와닿는것은 우리 모두가 사실 그쪽에 더 가깝다고 느껴지기 때문이 아닐까.?
초반에 영화속의 주인공들과 주변인들의 불안심리나 강박증이 기괴하다고 느껴지다가도.. 결국 곧 이런 모습들이 우리내 사는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주인공들은 미친 사람들이 아니다.. 평범한 현대인들인 것이다..
주인공 남녀처럼 현대인은 누구나 정신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지만...중요한것은.. 결국 이것들을 하루하루 참아가며 버티느냐.. 아니면 나름 한줄기 빛을 찾아 치유해나가느냐의 문제라는 것을 말하고 있는것 같다...
작품성에서 번외로 취급받던 로맨틱 코미디 장르가 아카데미상 후보로 지명된 데에는 단순한 로맨스보다 이러한 측면이 어필했기 때문이 아닐런지..

영화는 초반부터..정신적으로 불안정한 두사람의 부정교합이라는 상당히 특이한 소재에다가.. 현대인의 가슴속 불안심리까지 건드려가며 상당한 몰입감을 보여준다.
그런데...중반이후 결말까지 풀어가는 이야기에서.. 갑자기 정석적인 로맨틱 코미디의 수순을 밟으며 마무리를 해버려.. 나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로코물로는 드물게 많은 영화제에서 주목받은 작품이니 만큼..로맨틱코미디의 관습적인 연출의 한계를 깨는 독창적인 전개를 기대했는데.. 독특하기 그지없는 주인공 캐릭터의 설정에 비하면 안전하기 그지없는 해피엔딩이었다.
하지만, 이것도 다분히 감독이 의도한 바였다고 생각된다.
초반 팻이 헤밍웨이의 소설 "무기여 잘있거라" 등을 읽고 오밤중에 부모 침실에 쳐들어와 하소연하는 장면이 있다.
이미 각박하기 그지없는 현실을 충분히 겪고 있는 아이들에게.. 권장되는 고전에서까지 끔찍한 결말을 보여주는 것에 대해 헤밍웨이를 혼줄내주겠며 흥분하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감독의 의도를 어느정도 읽을 수 있었다.
사실 영화자체가 워낙 비정상적인 로맨스물이라.. 무슨 결말을 낼지 조마조마한 심정이 있었기에.. 해피엔딩이 주는 쾌감이 여느 로코물보다 더 큰 것 같다.
헐리우드의 차세대 대세.. 제니퍼 로렌스

이 영화의 화질이나 배경이 그리 예쁘지는 않다.. 좀 사실적 화면에 가깝다고 본다. 특히나 레미제라블이 연상될 정도로 주연배우의 얼굴 클로즈업이 잦다.
일반 로코물처럼 주인공들을 예쁘게 보여주기보다는 보다 표정속에 나타나는 감정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려고 하는 의도가 보인다.
이러한 측면에서 배우들의 매력에 강하게 의존하는 영화이며, 그러한 방식은 매우 성공적이다.
남주역의 브레들리 쿠퍼의 조마조마한 조울증 연기.. 아버지역의 로버트 드니로의 집착과 편집증 연기..엄마역의 재키 위버의 안스러운 연기 등.. 헐리우드 연기파 배우들이 주는 시너지 효과가 상당하다.
특히 무엇보다도..제니퍼 로렌스의 성장과 매력은 영화 전체를 좌지우지하는 수준으로까지 넘나든다..
불쑥 화면에 들이대는 첫등장에서 부터. 관객들의 휘어잡는 에너지와 카리스마를 뿜어대고... 화면 가득히 클로즈업되었을때 느껴지는 감정과 표정연기 역시 누구보다 뛰어나다.
캐릭터의 성격이 그대로 반영된 언제 터질지 모르는 위험한 매력을 마구마구 뿜어댄다..제니퍼 로렌스가 등장하는 씬은 아예 분위기가 틀리다고 할까..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윈터스 본 이후 영화 한편한편 출연할때마다 눈을 의심케하는 성장과 연기를 보이고 있다. 앞으로 헐리우드의 대세가 될 것 같다.

먼저.참신하고 독특한 두 주인공의 설정에 빠져들고..이후,두 미친 주인공들이 으르렁거리며 치고받는 수많은 대화들을 즐기다보면...
어느덧, 두 사람을 둘러싸고 있는 암울한 현실속에서도 한줄기 희망을 찾아 서로를 치유하는 모습을 만나게 된다.
이 영화의 포인트는..괴상한 사람들 이야기처럼 보였는데 결국 보고나니 내 이야기같다는 점...
오랜만에 공감가던 시네21의 한줄평이 기억난다.."웃으며 찡했다면 당신은 이상한 사람. 그런데 나도 그랬어"

PS 1.두배우의 연령차이가 상당하다. 브레들리 쿠퍼는 75년생이고, 제니퍼 로렌스는 90년생으로 무려 15살 차이가 난다. 영화상 그것을 의식하는 대사가 있더라..
PS 2.영화도중 종종 나오는 주인공 자동적으로 돌게 만드는 노래는  Stevie Wonder 의 My Cherie Amour..
PS 3.번역으로 인해 중요대사가 이해안되는 경우가 있는데..영화볼 때 유심히 들을 결정적인 문구.. 'Reading the Signs’
        아내가 보낸 편지내용과.. 그리고 남주의 아버지를 만난 이후 티파니의 대사 중에 종종 나온다..

이글루스 가든 - 내맘대로 영화해석

덧글

  • nobody 2013/02/24 03:47 # 답글

    제니퍼 로렌스 정말 매력적이더라구요... 여주인공 캐스팅의 승리라고 생각됩니다 ㅎㅎ
  • 남선북마 2013/02/24 10:26 #

    제니퍼 로렌스는 특이하게도 지금까지 좀 강한 이미지의 역을 주로 맡아서.. 이번 영화의 티파니역에도 참 잘 어울렸어요.
    차기작도.. 감독과 배우가 동일하더군요.. 브래들리 쿠퍼랑 제니퍼 로렌스는 세 작품을 연달아 같이하는 참 특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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