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하드 5 굿 데이 투 다이... 탈모는 유전된다.. by 남선북마

다이하드 같지가 않다..

학생시절 보충수업 땡땡이치고 비새는 동시개봉관에서 다이하드 1편을 보았을때의 충격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원래는 같이 상영한 홍콩영화를 볼 목적이었지만, 그 영화는 이제 제목도 기억이 나지 않고.. 대머리 아저씨가 이렇게 멋질수 있다는걸 처음 알았다..
이후 블루레이로 발매된 다이하드 1편을 고화질로 재관람했을때도, 역시 시대를 초월하는 명작이라는걸 재확인해 기쁘기 그지없었다...

이제 이 시리즈는 미국 영토를 벗어나 러시아를 배경으로 하여 5편까지 등장했다.
안타깝게도 다이하드 시리즈의 전통적인 특징이 시리즈를 더해갈때 마다 약해지고 있는데.. 이번 5편에서 그 정점을 이루고 있다..
그래도 4편은 그나마 세련되고 특이한 액션씬(과장되기는 했지만)에.. 존 맥클레인의 고유의 캐릭터성을 덧붙여서 그런대로 괜찮은 수준이었는데..
이번 5편은 다이하드의 색채가 가장 옅은 시리즈인것 같다.

과거 게임원작의 '맥스페인'이라는 심심한 액션물을 만들었던 존 무어 감독은.. 다이하드 시리즈에 대해 뭔가 착각을 하고 있는것 같다.
'존 맥클레인'이라는 캐릭터는 전혀 의도치않게 자신의 사랑하는이가 담보로 잡힌 거대한 테러 상황에 끌려들어가게 되면서..
'다이하드'라는 제목처럼.. 죽을 고생을 해가며 아슬아슬하게 악한을 해치우고, 녹초가 된 상황 속에서도 위트넘치는 농담 한마디 내뱉는 그런 양반이다.
하지만 이 영화에 출연한 브루스 윌리스는 '다이하드'보다는 최근 영화 '레드'의 브루스 윌리스에 가깝다.
과거 악당 졸개 한명과 마주쳐도 죽기살기로 뒤엉켜 싸워 상처투성이가 되어서야 순간의 기지로 해치우는 '다이하드'의 존 맥클레인은 사라지고,
거대한 기관총을 어깨에 매고 난사하면, 수십명의 프로 테러리스트들이 우수수 겹쳐 쓰러지면서 쓸려나가는 '람보' 존 맥틀레인이 되었다.
5편의 존 맥틀레인은 느닷없이 찾아온 사고를 헤쳐나가는 경찰관이 아니라,스스로 그런 상황을 찾아가 악당들을 해치우는 특공대원이 되었다.

또한 3,4편을 지나면서 조금씩 느껴왔던 무한한 주인공 보정은 정점을 달해.. 이제는 예전같은 긴장감을 느끼기 힘들어졌다..
존 맥클레인이 붕괴중인 몇십층 빌딩에서 떨어져도.. 충격을 막아주는 나무판자들이나, 풀장이 떡 하니 나타나니..
특히 이번 편은 낙하씬이 좀 많은데.. 그런 곳마다 바닥에 풀장이나 완충장치가 배치되어 있는 상황은 많이 안이한 설정인것 같다...
이미 5편까지 오면서 수없이 써먹었던 장치인데, 아무 고민없이 다시 채용하다니.. 참신한 액션을 만들기가 그렇게 어려웟나.

4편부터 부각된..눈에 확띄는 어거지 주인공 보정을 너무 우려먹다 보니..
적 전투헬기가 최종병기처럼 등장해도."에게..F35도 아니고 고작 전투헬기로 뭘 어쩌겠다고.." 이런 황당한 생각까지 들었다..
이번 5편의 악당보스로 등장하는 러시안 부녀가 역대 가장 카리스마 없는 악당이기도 하거니와, 
아빠 맥클레인, 아들 맥클레인 쌍으로 주인공 보정을 받다 보니..그 사이에 끼여 '기계장치의 신'에 의해 거의 양민학살 수준이 따로 없을정도로 박살난다.
그렇다고 뭔가 통쾌한 쾌감은 별로 없다..
감정을 몰입할 정도로 배후묘사나 위기상황 자체가 전혀 없다보니 그냥 무난하게 흘러갈 뿐이다..
다이하드 같지는 않지만 볼만은 하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이번 5편은 다이하드 특유의 분위기를 느끼기 가장 힘든 시리즈로서..
'다이하드'라고 하기보다는.. 그냥 브루스 윌리스가 나오는 평범한 액션영화에 가깝다. 예를 들면 '레드' 같은..
흔해 말하듯이.. 다이하드 5편의 이름을 붙여주기에는 뭔가 아쉽고, 다이하드 외전'모스크바 소동' 정도로 보면 꽤 괜찮은 영화일 수 있다.
언론 시사회에서 거론되었던 재앙 수준은 아닌것 같고, 나름대로 킬링타임용의 볼만한 액션이 곳곳에 포진하고 있다.
특히 초반 카체이스 시퀀스는 물량면에서나 아이디어면에서나 상당히 칭찬할만 하다. 그 이후 액션들은 전형적인 CG 액션장면들이지만..
'다이하드'나 '존 맥클레인'의 존재를 거기에 넣으면 어색해져서 그렇지.. 일반 액션영화라고 보면 지루하지는 않고 봐줄만하다.

다만, 영화가 너무 짧다는 기분이 든다.
흔히 보던 '기승전결'의 방식이 아니라 '전전전결'의 방식이라 더 그런것 같다.
플롯은 액션영화에서 구비해야 될 최소한의 수준만큼도 보여주지 않고, 긴 액션시퀀스 몇개를 장소를 바꿔 보여주고 나면 영화는 급속히 막을 내린다.
기존 다이하드 시리즈가 악당의 치밀한 사전작업, 거기에 얽히는 존맥클레인의 개인사 등 이후 액션을 위한 도입부를 나름대로 충실히 묘사한 것에 비교하면.
이번 5편은 배경음악도 없이 다른 축제에서도 많이 보았던 흔한 불꽃놀이만 실컷 구경하는 기분이다..

영화 자체도 기존 시리즈보다 짧은데다가.. 요즘 영화에서 좀처럼 보기힘든 눈에 확뜨는 삭제장면도 한몫 한것 같다.
상영등급을 낮추기 위해서인지, 중간보스 머리를 뜷어버리는 장면, 악당보스가 헬기 프로펠러에 갈리는 장면 등이 삭제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예고편에도 나왔던 바이크 슈트를 확 벗어제끼는 러시아 처자씬이라든가.. -.- ..
아무튼 삭제한 티가 확연해 거슬렸다... 이 시대에 가위질한 영화를 다시 보게 될 줄이야..
아들놈한테는 탈모만 유전됐나 보다

4편의 딸내미에 이어 또다시 아들내미를 등장시킨것은 무리수 같았다.같은 아이템을 또다시 써먹다니.
딸은 "아빠 이제 6놈 남았어"라는 4편 최고의 명대사를 남겨 맥클레인의 핏줄임을 과시했는데, 이 아들은 존 맥클레인에게 영화내내 짜증만 낼뿐 매력이 별로 없다.
4편처럼 굳이 아들이 아닌 일반인 캐릭터가 등장해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아들 잭은 딸만한 맥클레인가의 개성을 보여주지 못했다.

왠지 아들 캐릭터의 투입은 주인공 배우의 교체를 통해 시리즈를 계속 이어나가려는 헐리우드 제작사의 간보기 같은 느낌이 든다.
이 영화에서는 계속 존 맥클레인의 늙음을 강조한다. 주름이나 흰머리를 클로즈업해 보여준다든가.. 헉헉대는 모습과 힘들어하는 대사를 하게 한다든가..
심지어, 영화 말미에는 아들놈이 자신의 이름인 잭을 버리고, 스스로 존 맥클레인 주니어라고 뻔뻔하게 개칭하기까지 한다.
두 맥클레인들끼리 주고받는 농담처럼.. 가는 곳마다 사고가 터지는게 이상하니.. 아예 사고를 찾아다니는 직업을 가진 주인공으로 교체하겠다는 의도인지.
탈모 이외에는 존 맥클레인과 조금도 닮지 않은 매력없는 아들 캐릭터로 교체될 가능성 있다고 생각이 드니..이 영화가 더 짜증이 나는데.
뭐.. 미치지 않은 이상 그런 가능성은 어림없겠지..아무튼 늙고 노쇠한 존 맥클레인을 영화내내 묘사한게 기분나쁘다는 거다

아무리 봐도 무난하기만 한  액션영화를 그래도 볼만한 영역으로 끌어올린게 '존 맥클레인'이라는 캐릭터의 힘이다.
90분동안 나름 즐겼지만, 영화관을 나오면서 이제는 평범한 액션물이 된 '다이하드'와 늙어버린 '존 맥클레인'에 서글픈 마음이 들기도 한다.

왠지 1편의 아내부터 시작하여 4,5편. 딸,아들에 오면서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맥클레인 가족들의 이야기가..
6편이 제작된다면 온 가족이 총 출동하면서.. -.- ..이혼했다는 아내와의 재결합으로 모든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이번 영화내내 가족보다 일을 우선한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는 맥클레인을 보면서.. 6편의 복선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애시당초 다이하드의 시작은 아내와의 이야기이었으니.. 내가 생각해도 괜찮은 시리즈의 대단원 같은데..


PS 1. 생각나는 대사 두가지..
       "아버지가 자식을 위해 뭔들 못하겠어?"
       "5년만 기다려봐, 대머리는 유전이야."

PS 2. 아들 잭 맥클레인 역의 제이 코트니는 저번 '잭리처'에서 나와서 탐 크루즈에게 두들겨 맞던 놈 아닌가??

PS 3. 도대체 아래장면은 왜 삭제시킨겨..?  예고편에도 보여줘놓고.. 보여주다 말다니.. -.-


이글루스 가든 - 내맘대로 영화해석


덧글

  • 이요 2013/02/09 17:18 # 답글

    리뷰 잘 봤습니다. 6편은 외손자와...^^'''
  • 남선북마 2013/02/09 18:22 #

    그러면.. 다이하드 시리즈는 대대로 맥클레인가의 패밀리 비즈니스가 되는거지요.ㅎㅎ
  • 행운의 책고기 2013/02/10 01:10 # 답글

    요고 본 뒤엔 다이하드 1, 2가 다시 보고 싶더군요ㅠ.ㅠ
    이번 편은 돈만 오질라게 처발랐구나란 생각 밖에 안떠오른;
  • 남선북마 2013/02/10 23:23 #

    실제로 5편보고 와서 연휴에 블루레이로 1,2편 달렸드랬죠.. 확실히 1,2편에는 참신한 아이디어가 많습니다.
    사실 3,4편도 그런데로 이름값은 했는데.. 일단 이번 5편은 창의적인 액션씬이 전혀 없었던것이 좀 그랬네요.
  • 아노말로칼리스 2013/02/13 16:57 # 답글

    정말 짜른 티가 팍팍 나더라구요.
    예전에 로보캅보던 생각이 났습니다.
  • 남선북마 2013/02/13 22:01 #

    그놈의 흥행이 뭔지.. 다이하드 시리즈 대대로 R등급을 받아온 전통(?)이 있는데.. 4편에서 PG-13등급으로 나와 팬들의 원성을 샀지요..
    이번 5편은 다시 전통적인 R등급으로 회귀했다고 좋아들했는데.. 찬물을 끼얹는 등급을 낮추기 위한 가위질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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