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리처.. 톰 아저씨의 아날로그 수사극 by 남선북마

시대착오적인 마초 캐릭터가 주는 신선한 재미.

잭 리처는 최근의 액션히어로 경향에서 조금 벗어난 복고적인 캐릭터이다.
예컨대. 과거 유행했던 서부영화의 건맨 같기도 하고, 7.80년대를 종횡하던 하드보일드 수사물의 형사 같기도 하다.

요즈음 인기 액션영화 주인공들은..
스스로의 역할이나 존재에 대해 항상 고민하고,그런 한편으로.. 대의보다는 가족이나 연인같은자신에게 소중한 이를 위해 싸우는 선과 악의 경계가 애매해진 현 세태를 반영한 캐릭터들이 대세이다. 솔직히 과거의 냉전시대나 개척시대와는 달리 선과 악을 명확히 가르기 힘든 시대이니..

이 영화의 주인공인, 잭리처는 낯간지럽게도 불의을 보면 바로잡고 마는 열혈한이면서도,
자신을 구속할 수 있는 어떠한 연고도 거부하는.. 스스로 떠돌이를 표방하는..
고전 서부영화나 무협영화에서나 나올만한 케케묵은 방랑협객 캐릭터이다..

딱히 아무런 소지품도 가지고 다니지않고.. 자동차도 없으며.. 옷도 일회용으로 입고 바로 버려버리면서..
자신의 흔적을 전혀 남기지 않으며 미대륙을 정처없이 떠돌아다닌다.. 
필요한 무기나 자동차는 현지에서 조달하며.. 이러한 물질적인 가치에 아무런 애착을 보이지 않는다.
본인 스스로 자랑스럼게 주장하듯이 자유로운 영혼이다.
심지어 로맨스도 사절이다. 생사고락을 같이한 여주인공을 아무런 로맨스의 여지도 주지 않고 쿨하게 떠나버릴줄 상상도 못했다.

또한 잭리처는 남성환타지가 응집된 캐릭터이다.
그 누구도 범접할수 없는 육체적 강함에.. 그 무엇이라도 꿰뜷어볼수 있는 천재적인 두뇌를 가졌으며..
심지어 잘생기기까지 했다. 외모가 탐 크루즈이니 뭐..

잭 리처라는 캐릭터의 가장 큰 특징은 이런 약점하나 없는 완전무결함에 있다..
특이하게도 전형적인 마초캐릭터 같으면서도 육체적인 능력보다는 냉철한 직관력, 한번 보면 잊지 않는 놀라운 기억력, 예리한 관찰력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한 치밀한 수사능력이 진정한 잭 리처의 진가이다.
이런 통찰력으로 악당들이 남긴 자그만한 단서라도 집요하게 추적하여 그 안에 숨어있는 악당들의 정체를 추리해내고..
어떠한 경우라도 모든 상황을 주도하면서, 한발 앞서 그들의 도발을 내려다보면서 분쇄한다. 영화내내 한번도 수세적 입장에 처한 적이 없는것 같다.
최소한 이 영화를 보면서 주인공의 행동에 답답함을 느낄 일은 전혀 없다.
악인들의 노림수을 한수 아니 두수 이상 내다보면서 그들을 희롱하는 잭 리처의 우월함이..
이제는 영화에서조차 협객이 존재하지 않는 현세태에 진저리 난 관객들에게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안겨준다.

최근 영화중 가장 많이 유사한 캐릭터라면, 테이큰의 리암 니슨 정도일까.
그 리암 니슨에게서 얽매일수 있는 요소. 즉 가족이나 직장을 없애고 집시근성을 넣어 놓으면 비슷해질것 같다.

이 영화의 재미는 이 캐릭터에 흥미가 동하느냐 마냐에 있다.

수사물로서 '로버트 다우니 JR'의 어설픈 설록홈즈 영화보단 낫다.

홈페이지에서 퍼온 줄거리..

도심 한복판, 6발의 총성과 함께 5명의 무고한 시민이 저격되어 살해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현장의 모든 증거들이 한 남자를 유일한 용의자로 지목하지만,
그는 자백을 거부한 채 ‘잭 리처를 데려오라’는 메모만을 남기고 혼수상태에 빠진다..
전직 군 수사관 출신이지만 실제 정체를 아는 이는 누구도 없는 의문의 남자 ‘잭 리처’.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그는 모든 정황이 완벽해 보이는 사건에 의문을 품고
홀로 진실을 추적하기 위해 나서는데…

사전지식이 없어 이 영화의 장르를 약간 헷갈리면서 예상치 못한 즐거움이 있었다.
액션 히어로 물인줄 알았는데 뜻밖에 수사물에 가까웠다.. 형사가 아니니 일단 유사 탐정물이라고 할까.
영화 중간중간 형식적으로 배치한 듯이 느껴지는 액션씬보다는 치밀하게 짜여진 시나리오가 더 인상적인 영화이다.
그렇다. 이 영화의 본질은 눈요기거리 액션물보다는 범죄를 추적해나가는 수사 스릴러에 가까운 작품이었다.
화려한 폭력보다는 사건의 진실을 파헤쳐가는 잭리처의 수사과정에 더 초점이 가 있으며, 최근에 본 수사물 중에서 그 과정에 가장그럴 듯하면서..
명탐정같은 주인공 캐릭터로 인해 이야기를 파헤쳐나가는 재미가 느껴진다.

[미션 임파서블]처럼 첨단 장비가 동원되지도 않고 [본 시리즈]처럼 합이 잘 짜여진 속도감있는 액션을 제공하지도 않는다.
좋게 말하면 고전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구식이다. 심지어 잭리처의 추리방식도 구식, 설록홈즈의 방식 딱 그것이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러면서도 그 나름대로의 재미를 준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격투씬과 총격씬 그리고 자동차 추격씬 등은 80년대 액션영화의 날것같은 느낌을 중요시하고, 최대한 현실감있게  만들려고 의도한것 같다.
그러니까 액션을 극 전개에 방해하지 않는 수준으로 제한했는데.. 주인공이 워낙 비현실적인 초인 캐릭터이다 보니..
현실적인 액션으로 조화를 이루게 해.. 이야기에서 현실감이 사라지지 않게 하려한것 같다. 일단 좋게 해석하려면 그렇다는 것이다.

이런 복고풍 히어로물이 현대인들에게 먹힐까..

하지만, 이 영화는 모두가 좋아할수 있는 영화일까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풍기는 복고적인 요소들이. 과거 형사영화를 탐닉했던 나 자신에겐 진하게 향수를 불러 일으키면서 콩깍지가 씌여져 버린 면이 강하다.
어설픈 유머나 값싼 로맨스도 배제하고 쿨하게 사건추적 일직선으로 이야기가 전개해 나가는게 내 취향을 직격했다.
조잡해 보이는 액션씬 역시 CG 떡칠된 최근의 액션에 진저리가 난 내 눈에는 흡족했다.
탐 크루즈가 연기한 "잭리처"라는 캐릭터도.. 남의 이목에 신경쓰지 않고 신념으로 똘똘 뭉친.. 이런저런 속물적인 군더디기가 전혀 붙어있지 않는..
지금은 거의 사라진 옛날 남자를 다시 보는듯해서 너무 마음에 들었다.
이 모두가 내 개인적으로 그렇다는 것이다.

개인적인 흥분을 가라앉혀 영화를 뜯어보면 사실 대단할 것은 없다.
모든 요소가 일정 이상으로 잘 조율되여 전반적으로 평균이상 정도라는 것이지.. 탁월한 무언가가 없다. 군더더기를 쳐내면서 잔재미도 같이 쳐냈다는 느낌..

우리는 이미 [본시리즈]같은 현란하고 감각적인 수많은 액션 명작들에 익숙해져 있다.
이 시대는 맨몸액션의 대명사 '다이하드'의 존 맥클레인이라도 4편에 와서는 최소한 F22 전투기와는 싸워줘야 관객들의 눈높이가 맞는 시대이다.
고작 동네 건달 네댓을 때려눕히는 게 고작인 이 영화의 주먹다짐은
[본 시리즈],[테이큰].[아저씨]로 이어지는 속도감 있는 고수들 끼리의 격투스타일에 길들여진 관객들에는 심심하기 그지 없을 것이다.
이 영화에서 가장 잘빠졌다는 카체이스 장면도.. 요즘 영화의 기본 양념인 무한 역주행, 자동차 날려 타이밍좋게 떨어트리기 등 묘수가 없이 속도전 일변도 돌직구이다.

한마디로 최근 관객들의 취향과는 거리가 멀다.. 아니 취향 이전의 문제일지도.
복고풍이라도 기가 막히게 만들었다면 누구들 좋아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이 영화는 그 제작방향 이외에는 평범한 수준이다.
그러니까 딱 대놓고 말하면 "아 요새도 이런영화가." "볼만하네..흥미진진하고.." 이정도 수준이지..
"이야 죽인다.." "기가막히네.." 이정도 수준까지는 못 간다..
사실 내가 주저리 주저리 칭찬했던 시나리오,캐릭터,액션 들도 그 신선함에서 평가를 받을 지언정.. 완성도에서 돋보이지는 않는다.
스케일도 극장에서 상영하기에는 좀 모자라며, 오히려 미드시리즈로 만들었다면 열광받을 것 같은 느낌.
특히 오프닝의 저격 장면에서 부터 잭리처의 등장, 그리고 첫 단서의 추적까지.. 초,중반주에 유지되던 서스펜스를
후반부까지 이어나가지 못하고 힘이 떨어져 버리면서.. 결국 잭리처의 일인활극으로 마무리되어 버리는게 너무 아쉽다.
한마디로 딱 기본은 해주는 탐 크루즈표 영화랄까..

개인적으로 시리즈가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바램이 든다. 원작이 17편이나 나왔다는데..(이번 영화는 9편 '원샷'을 각색)
이 캐릭터의 활약을 다시 한번 보고싶다..
CG로 눈가림한 화려한 액션만 보다가는 고도 비만이 될거 같다..가끔 이런 아날로그 수사극도 봐줘야 웰빙라이프가 될테지.

PS. 영화 후반부 깜작 등장하여 대활약한 로버트 듀발..전혀 사전정보 없이 봐서 로또 긁은 기분이었다.
       잭 리처가 우려하는대로 그가 늙으며 저런 꼬장꼬장한 노인네가 될 가능성이 다분하다는데서 웃음..

PS2. 악당 보스로 영화감독 '베르너 헤어초크'가 기용되었다.. 특유의 목소리톤이 인상적이다.


이글루스 가든 - 내맘대로 영화해석

덧글

  • 카이린 2013/01/23 15:55 # 답글

    악당보스는 정말 포스가 끝내줬어요. 뭔가 보스만으로도 긴장감이 조성되는 느낌이었고. 개인적으로 미드1편을 보고 나온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ㅋㅋㅋ
  • 남선북마 2013/01/24 16:43 #

    최종보스는 음산한 목소리로 무게 잡는거 비해 좀 역할이 없지요.. 중간보스 저격수놈은 이번에 나오는 다이하드 5 에서 존 맥클레인 아들로 나옵니다. 유심히 보세요.ㅎ.ㅎ
  • 카이린 2013/01/25 08:51 #

    네 음산한 목소리로 무게만 잡았죠 ㅋㅋㅋㅋ 그래도 괜찮았구! 그 저격수가 다이하드5에서 나왔군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이석범 2013/01/24 00:53 # 답글

    위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액션물보다는 수사물에 가까운 작품이라 미션 임파서블의 톰 크루즈의 액션을 기대했더라면 다소 실망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 남선북마 2013/01/24 21:47 #

    예전 48시간같은 7,80년대의 형사 액션물을 다 이만한 스케일이었는데 말이죠.. 지금은 케이블TV사에서도 이정도는 제작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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