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왕 랄프... 다 부숴버리겠어! by 남선북마

'주먹왕 랄프'는 아케이드 게임속의 악역캐릭터들이 모여 서로 고민상담하는 예고편이 처음 떴을 때부터 반드시 보려고 마음먹고 있던 애니메이션이다.
개봉해서 막상 보려하니 상영관이 전멸이었다. 소규모 상영관에서 하루 2~3차례 교차상영할 뿐, 메이저 상영관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나마 대부분 더빙판이어서, 자막 상영관은 하루에 한번 그것도 한낮에 상영해서 도저히 시간을 낼 수가 없었다.
그동안 계속 벼르고 있다가 이번에 결국 보게 되었다.
초등학생들이 버글버글할 것으로 각오하고 갔는데, 자막판이라 그런지 뜻밖에 대부분 성인관객들이었다.
본편이 상영되기 전에 "페이퍼 맨"이라는 단편 애니메이션이 상영된다.
요즈음 픽사와 디즈니 애니메이션 사이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는 얘기가 많이 들리는데, 이 단편이 특히 그러했다.
그림체는 전형적인 디즈니 캐릭터인데 내용은 픽사 분위기를 풍겼다.
특이하게도 흑백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가운데 여주인공의 입술루즈만 빨간색으로 처리되어 인상적이었다.
큰길 사이로 마주보고 있는 건물에서 근무하는 두 직장남녀가 우연한 계기로 사랑을 만들어가는 어쩌면 일상적인 훈훈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아니나다를까 남주가 여주 근무하는 건물로 날려보내려다 실패한 수많은 종이비행기들이 생명을 가지면서 두 주인공을 이어주는 디즈니다운 후반부 소동극이 돋보였다.
솔직히 이 단편만으로 극장을 찾은 표값은 거뒀다고 할만큼 멋진 애니메이션이다.
종래 디즈니에서 볼수 없었던 도회적인 분위기의 동화라 더욱 마음에 들었다
.

페이퍼맨 애니메이션이 공개되었기에 첨부.. 3D로 보아야 제맛인데..



이제 본편에 들어와 줄거리를 간단히 소개해본다.

이 게임의 주인공 "주먹왕 랄프"는 게임센터에서 30년간 인기끌고 있는 8비트 게임 "다고쳐 펠릭스"의 악역이다.
30년동안 매일같이 건물을 부수며 직업에 충실해왔지만, 악당이라는 이유로 자신의 게임내의 캐릭터들조차 그를 좋아하지 않는다.
30주년 기념파티에서마저 따돌림 당한 랄프는 모두에게 인정받는 영웅이 되기로 결심하고, 급기야 자기 자신의 게임에서 이탈하여 다른 게임으로 들어가고 만다.
슈팅게임 '히어로즈 듀티'에 난입하여 막무가내로 공략, 영웅의 상징인 골든 메달까지 획득하게 된 랄프.
기뻐하던 와중에 사이버그의 공격을 받아 카트 레이싱게임 '슈가 러쉬'에 불시착하고 그와중에 힘들게 획득한 메달을 분실해버리게 된다.
이 '슈가러쉬'게임에서 버그로 인해 캐릭터 선택이 불가능해져 레이싱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던 오류 캐릭터 "바넬로피"와 만난 랄프는
레이싱에서 우승하고 골든메달을 되찾는 목적하에  의기투합하게 된다.


랄프가 활동하는 게임은 지금으로부터 30년전에 데뷔한 아케이드 게임이다. 이른바 고전 아케이드 게임인데...
적지않은 사람들이 "주먹왕 랄프"가 과거에 진짜 존재했던 게임인 줄 오해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게임은 실제로 만들어진적이 없는.. 이 영화의 설정을 위해 제작된 디즈니 오리지널 게임이다.
아래 디즈니 홈페이지를 클릭하면 실제로 이 영화의 주무대가 되는 "다고쳐 팰릭스" "히어로즈 듀티" "슈가러쉬" 게임을 즐길수 있다.
참고로 "슈가러쉬"에서는 바넬로피를 선택할 수 있는 코드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앞으로는 어찌될지 모르겠지만.

게임하기 포탈 =>   http://disney.go.com/wreck-it-ralph/#/games
게임이 인기가 없어지거나, 고장이 발생하여 게임기의 코드가 뽑히면 자신의 세계를 잃고 센트럴스테이션 속에서 노숙자처럼 살아갈 수 밖에 없는데, 
큐버트와 게임속 캐릭터들이  역 안에서 동냥을 하고 있다.

80년대 오락실에서 동전을 넣어가며 아케이드 게임을 하고 자란 세대들에게는 추억이 새록새록 솟아나는 영화이다.
개봉 전 공개된 트레일러 영상에서 추억의 캐릭터를 찾아낼 수 있을 정도의 게이머라면,
영화속에서 쉴새없이 스쳐 지나가는 수많은 고전게임 까메오들을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특히 게임센터 내의 모든 게임 캐릭터들이 이동하는 센트럴 스테이션의 미장센에서는 화면을 정지해놓고 하나하나 뜯어보고 싶을 정도이다.
저작권료가 엄청나게 깨졌을것 같은데.. 과연 스타워즈도 꿀꺽해버린 디즈니의 위엄을 제대로 보여준거 같다.
캐릭터 뿐만 아니라 배경음악도 정겨운 미디 비트음을 연상시키도록 편곡되어 있어 관람내내 귀가 즐거웠다.
게다가 게임마다 그 게임에 맞게 배경음악이 나오는데,
"슈가러쉬"에 진입할때는 무려 일본의 아이돌 그룹 "AKB48"의 일본어 테마곡이 배경에 깔린다. 일본게임이라는 설정인가?



한마디로.. 화면은 알록달록 예쁘면서도 환상적이고, 음악은 반가우면서도 흥겨웠고,
스토리는 기발하면서도 감동적이며, 캐릭터는 귀엽기 그지 없는 애니메이션이다

초반부에는 올드 게이머의 감성을 자극하는데 주력하고, 중반부이후부터 디즈니 특유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초반 게이머를 황홀경에 빠지게 만드는 게임기속 세상이야기가 익숙해질 무렵.."슈가러쉬"에 들어서면서 새로운 국면이 전개되는데.. 
이 애니에는 수많은 게임캐릭터가 등장하지만 무대가 되는 게임은 "다고쳐 펠릭스" "히어로즈 듀티" "슈가러쉬" 이 3개에 한정되어 있고,
중반이후 부터는 오로지 "슈가러쉬"를 위주로  대부분의 사건이 전개되고 해결된다.
그런데 이 "슈가러쉬"라는 카트게임이 워낙 아동 취향의 알록달록한 게임이라 이 시점부터 애니메이션의 취급연령이 극히 낮아진다.
좀더 고전게임의 향수에 취하고 싶어했던 성인팬들을 아쉽기 그지없다.
하지만, 이 '슈가러쉬'에서 '바넬로피'가 등장하기 때문에 모든 아쉬움이 상쇄된다.
지금까지 애니메이션에서 보지 못한 귀여움이 폭발하는 꼬맹이.
버그로 인해 게임상에서 선택이 불가능해져 게임상에 등장도 못하는 바넬로피앞에서
좋은 역할 한번 해보겠다고 이게임 저게임 돌아다니며 난동부리는 랄프는 순식간에 찌질이로 전락.
바넬로피는 시스템상 불가능한 게임출전을 향한 집념과 출생의 비밀, 마지막 반전까지 갖추고 있는 사실상의 주인공이다.
영악한 바넬로피가 어벙한 랄프를 쪼아대며 레이싱에 도전하는 모습이 흐믓하기 그지없다.
비록 랄프가 메달을 되찾지 못하더라도 바넬로피를 도와서 제자리를 찾게 해줌으로써 진정한 히어로가 될 수 있다.
진정한 히어로가 되었기 때문에 이제는 악역도 웃으면서 받아들일수 있게 된다는 스토리이다..
마지막에 바넬로피의 존재에 대해서는 반전이 있다. 영화에서 확인하시라..
이 애니메이션은 마지막 엔딩 스텝롤에서까지 올드 게이머들에게 정신못차리게 만드니 절대 자리를 떠서는 안된다..
스텝롤이 올라가는 동안 랄프, 바넬로피 등 주인공 일행이 이 영화에서 살짝만 거론되 아쉬웠던 게임들에 난입하면서 재미있는 소동을 보여준다.
소닉, 팩맨 등 뿐만아니라 스트리트 파이터2의 보너스 스테이지인 자동차 부수기 에 난입하여 열심히 부셔대는 모습이 재미지다.
엔딩롤이 모든 오른 뒤 8비트 특유의 깨졌을 때의 화면이 표시되면서 영화가 끝나니 마지막까지 서비스 정신은 만점이다.


PS. 이 영화에 나왔던 게임이나 캐릭터.
     메탈기어의 느낌표, 장기에프, 류, 켄, 춘리, 캐미, 바이슨, 플로거, 큐버트, 버드와이저, 소닉, 에그맨, 하우스오브데드의 좀비,
    수왕기 보스, 댄스댄스 레볼루션, 스페이스 인베이더,모탈컴뱃의 케이노와 스모크, 마리오의 쿠파, 팩맨과 구주타,로드 블래스터 등..
     이정도 기억난다.


덧글

  • realove 2012/12/25 09:41 # 답글

    전 애니메이션은 정말 좋아하는데, 게임은 전혀..... 그래도 보면 재밌을까요? 평들은 다 좋던데^^
  • 남선북마 2012/12/25 15:24 #

    거의 게임판 토이스토리라고 생각하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고보니 토이스토리 픽사 영화인데.. 이런 소리까지 나오고 디즈니 참 많이 변했네요..
  • 소시민A군 2012/12/25 17:36 # 답글

    감정조절이 대단했다고 생각합니다. 랄프가 나쁜놈소리 듣는 순간 제 마음도 아프더군요.
  • 남선북마 2012/12/25 19:55 #

    사실 랄프는 악당역할을 맡았을 뿐이지. 나쁜놈은 아닌데 말이죠.. 저는 바넬로피쪽의 상황에 더 감정이입이 되더군요.
  • 재밌어요 2012/12/26 21:53 # 삭제 답글

    히힛 이번영화 정말 재밌더군요 3D애니메이션 매니아로써 이 영화는 제가 봤던 3D애니메이션 영화중에 가장 재밌었던같아요 ㅎㅎ
    두번이나 봤네요 ㅋㅋ 바넬로피 때문에 두번 봤......
  • 남선북마 2012/12/26 22:24 #

    저는 넘사벽 토이스토리3가 있어서 최고의 자리까진 아쉽게도..ㅎㅎ 바넬로피는 점퍼에 양손 집어넣고 샐쭉하니 웃는게 참 귀여워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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